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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3월이 되면 무언갈 시작해야 한다고 몸에서 반응이 온다.

학생들에게나 교사에게나 3월은 달력을 보지 않아도 마음이 먼저 바빠지는 시기다.

입학을 해야하고, 새학기 준비를 하며 1년 농사를 준비한다.

적어도 내가 태어나 학교에 등교를 하고, 출근을 하는 지금까지 이렇게 늘어진 3월은 없었다.

'사상초유의 사태'라는 단어가 뉴스와 신문에 등장하며 3월 개학이 연기되고, 또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를

끌어내고 있다. 개학연기가 필요하다, 불필요하다를 이야기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이 시기가 당황스러운 것이고, 교사인 내가 당황스러운데 학생들은 오죽하겠냐 라는 생각에 글을 쓰게 된 것일뿐.

수업의 수준은 교사의 수준을 넘을 수 없다고 한다.

인터넷 강의와 온라인 강의에서도 본인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교사들도 있겠지만,

실전에서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며, 학생들의 지루함과 흥미로움을 읽어내는 눈빛을 보며 본인의 수업 흐름을 조절하는

교사들에게는 온라인 수업이라는 것이 정말이지 '눈 가리고 미스코리아 뽑기' 처럼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학생들도 집에서 편하게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공부를 하고 자기 시간에 맞추어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도저히 집에서는 공부할 수 없다. 집에는 티비도 있고, 게임기도 있고, 언제든 누워 유튜브를 볼 수 있는 침대와 휴대폰이 있는데 어떻게 공부를 할 수 있겠냐고 이야기하는 학생들도 있다.

 

만족과 불만족을 넘어 지금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교사들은 불편하고, 적응하기 어렵다는 이야기 대신, 본인의 수업을 동영상에 담고, 편집하고, 학생들의 물음에 답할 준비를 해야 하고,

학생들은 온라인 강의도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장소에 있어야 하는 오프라인 수업처럼 규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준비해야 한다.

비단 이번 '코로나'사태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기후변화, 그리고 예측할 수 없는 사회적 상황속에서

교사와 학생은 나름의 준비를 반드시 해야한다.

체육을 가르치는 교사.

운동장에서 함께 땀 흘리는 교사.

이제는 유튜브와 온라인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안전교육, 건강체력에 관한 이론과 운동방법, 그리고 평가과제를 제시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아이와 함께 재미있게 보았던 애니메이션 '마이펫의 이중생활2'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겁 많은 주인공 강이지 '맥스'가 어느 농장의 큰 개 '루스터'를 만나 위기에 빠진 양을 구하러 간다.

맥스에겐 힘들만큼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지만 양을 구해낸다.

양을 구하고 돌아온 맥스에게 친구 듀크가 묻는다.

"어떻게 된거야~ 어떻게 구했어?

자신의 무용담을 멋지게 늘어놓고 싶어하는 맥스를 뒤로한 채

 시크한 개 '루스터'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문제가 좀 있었지만.....해결하고 끝..'

 

우리에게도 앞으로 어떤 문제가 있을 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해결하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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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의 소설 '태백산맥'에 빠져 지내고 있다. 다소 두꺼운 분량의 책을 흥미롭게 읽어나가고 있다. 어려운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은 아니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이 간단치는 않은데 머릿속에 한 장면, 한 장면이 영화처럼 그려지며, 

"어, 이거 지금이랑 똑같은데?" 라는 소름돋는 생각과 함께 계속 읽게 된다. 이 책을 읽다보면 어지러운 이 현실을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을 왠지 알려줄 것 같아서. 

일제치하에서 일본에 탄압받고, 친일 조선인에게 압박받던 하층민, 해방만 되면 모든 게 잘될 줄로 철썩같이 믿었던 그들 앞에 다시 나타난 것은 미군정을 등에 업고, 다시 나타난 친일 조선인. 아연실색하며 이것이 말이 되냐 쉴새없이 목이 터져라 외쳐보지만 이데올로기와 사상을 앞세운 그들의 탄압에 힘없는 하층민은 여지없이 바닥에 나뒹굴고 만다.

좌우이념,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지주계급과 소작계급 의 지독한 싸움. 

지금은 그 싸움이 끝났다고 할 수 있을까. 굶지 않으려는 자들과 조금이라도 더 가지려는 자들의 싸움이 지금도 똑같은 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책을 읽다가도 멈추어 괜히 멍하니 있게 되고, 뉴스를 들여다 보게 된다. 

희안한 것은 뉴스 속 사사건건들이 소설 '태백산맥' 속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

'신종 코로나19' 로 인해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지금의 현실속에서도 어떤 사람은 삶과 죽음 사이에서 오로지 생존만을 위해 발버둥 치는가 하면, 어느 한 편에서는 이 '위기'를 어떻게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이 답답해진다. 

마음이 답답해갈 수록 책을 넘기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 같다. 왠지 이 책을 계속 넘기다 보면 

내가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할 지, 어떻게 지금과 나중을 맞이해야 할 지 알려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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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사재기해야하는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미세먼지와 황사는 어제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저 마스크 잘 착용하고, 손만 잘 씻으면 되는 줄 알았다. 사스를 겪고, 메르스까지 겪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제 더이상 정부의 발표나 언론에만 의지하지 않고 있다. 유튜브나 SNS로 확산되는 다양한 정보들을 빠르게 접하고 있으며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내용조차 필터링 없이 확산되고 있다.

크고 작은 사건들을 겪으며 많은 국민들은 인식하게 된 것 같다.

‘나와 우리 가족의 건강과 안위를 ..그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

‘어디에서도 , 그 누구도 완벽히 신뢰할 수 없다.’

믿을 건 오직 ‘자신’뿐이다.

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보를 폭식하며 자신만의 불안감을 자신만의 해결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다. 얼마전 극장에서 광고를 기다리다 우연히 듣게 된 어느 중년 아저씨의 이야기이다.

“요즘 뉴스는 믿을 게 못 돼. 중국 정부나 한국 정부나 사실을 전부 감추고 있어. 이런 시기 일 수록 유튜브를 잘 봐야해. 거기 나온 사람들은 거짓보도 안하고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거든.”

듣자마자 소름이 돋았다. 뉴스는 못 믿지만 유튜브는 믿을 수 있다는 그 논리의 비약이 놀라웠고, 그들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의 영향력과 유튜브의 알고리즘에 놀라웠다. 더불어 어떤 뉴스가 믿지 못할 만한 것인지, 어떤 유튜브의 내용이 신뢰로운 것인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두려움이 앞섰다. 그 불신감과 오해의 깊이가 얼마나 될지 짐작이 되지 않았기에.

뉴스를 비판적으로 봐야하는 것에는 동의한다. 뉴스도 각 채널의 방향성과 목적에 따라 얼마든지 같은 내용을 다른 시각에서 보도할 수 있다는 것에도 동의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포인트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에도 동의한다.

유튜브는 신뢰한다. 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유튜브는 이제 세상 모든 이야기가 들어있는 쓰레기더미 같다. 그 속에서 필요한 내용만을 골라 재활용하는 시청자가 있는가 하면 쓰레기 속에 파묻혀 더욱 더 깊은 쓰레기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도 있다.

유튜브의 내용을 접할 때도 ‘이 내용이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내 생각은 이러 저러하다’ 정도의 여유와 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내가 본 내용이 맞고, 다른 사람이 본 내용은 틀리다’가 아니라

‘내가 본 내용 중에는 이런 내용도 있고, 네가 본 내용 중에는 그런 것도 있구나’ 가 되어야 한다.

우리의 인생은 행복과 감사의 자리를 ‘불안’이 대체하고 있다.

더 가난해지면 어쩌나, 남들보다 못 살면 어쩌나, 여기서 밀려나면 어쩌나, 병 들면 어쩌나, 나만 모르고 있으면 어쩌나, 내가 당하면 어쩌나, 남들은 다 잘 사는데 나만 못살면 어쩌나…

불안으로 돈을 버는 시대

‘집 값이 계속 오르고 있으니, 지금 안사면 나는 영영 집을 못 가질 지도 몰라.’

‘정권에서 아무리 집 값을 잡으려고 해봐라. 집 값이 내려가나’

집에 대한 불안감으로 어떤 이는 빚을 지고, 어떤 이는 돈을 번다. 누구는 집 값은 언젠가는 떨어질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어떤 이는 집 값은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을지. 아마 누구의 말도 다 맞을 것이다. 어떤 집은 계속 오를 것이고, 어떤 집은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문제는….

“내가 살 집이 오를까, 떨어질까 ..그거 아니겠어?”

혹자는 이야기 한다. 집을 사도 불안하고, 집을 안 사도 불안하다면….그 둘 중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불안을 선택하라고…. 집을 안사서 불안한데 집을 사서 그 대출을 갚을만한 능력이 있고,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다면 집을 사는 게 맞고,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해서 집을 샀는데 대출이자에 허덕이며 생활고에 허덕일 것이 걱정된다면 집을 안사는 게 맞다는 것이지..참으로 현명하다.

마스크를 사재기하는 날이 올 줄이야…

중국에서는 재활용마스크를 판다고 하지를 않나,

중국 상인들은 한국 마스크 제조 공장에 가서 돈은 얼마든지 줄테니 있는 대로 물건을 달라고 했다 하질 않나….한국에서도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다고 하니

다음 불안은 어떤 것에 대한 불안일지…불안하다

대처하지 못할 불안일까 불안하고,

예견하지 못한 불안일까 불안하고,

예견했지만 방법이 없을까 불안한 시대.

우리는 불안과 친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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