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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29일 (일요일)

2016년에 중2 담임을 맡았던 학생들과 식사를 하기로 했어. 

물론 그 친구들도 이제 으른이 다 되서 점심때쯤 만나서 식사에 소맥을 같이 했지.

시간이 지나도 그 때의 담탱이(담임선생님)를 찾아주는 녀석들이 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나에게는 기적이라고 생각해.

 너무 감사한 일이고.

너무 행복한 일이고.

 

밥과 술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어. 누구와 누가 그 때 사귀었었지, 그 때 그 녀석은 

지금 어떻게 지내니..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 참 하던 중 

 

그 때 예지가 지범이랑 사귀었지 않았나? (놀랍게도 모두 실명임)

"근데 지범이는 지금 어떻게 지내니?"

"걔랑 걔네 같이 다니던 승우 그리고 친구들 고등학교 올라가서 

완전 공부하자고 서로 그게 유행이 되가지고..건대가고 다 대학 잘 갔어요"

 

 

대박....

 

말썽쟁이 녀석들이 고등학교 올라가서 마음을 먹었다는 게 

서로 공부를 하기로 마음을 먹고 대학까지 잘 갔다니.

진짜 멋있다. 요즘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도 그런 마음을 먹었으면 참 좋겠다.

라고 생각을 했다. 

 

몰려다니던 말썽쟁이 녀석들이 우르르 공부하기로 맘 먹고 같이 스카가고

밤새 공부하고 ....대단하다. 

내가 담임하던 시절 지범이를 생각해보면

공부도 그닥, 운동은 좋아했지만, 체육계열로 갈 것 같지도 않았는데 

좋은 대학에 가서 잘 컸다니...멋있었다. 

 

지금 만나는 이 아이들을 보면서도 

"학생들이 지금 모습은 어떨지 몰라도...성장하면 달라진다."

지금 모습이 전부는 아니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다시 한 번 

 

지금 모습이 '이 학생'의 전부는 아니다.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리고 학교에 와서 교실 수업을 하는 중....

뒤에서 떠드는 남녀 무리들을 보게 되었다. 

내가 조용히 아무 말 없이 그들을 응시하니 

내 눈치를 보며 조용해진다. 

 

나는 불러서 야단치거나 혼을 내지 않고 위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너희도 금방 변한다. 그것도 아주 좋은 방향으로 변할 것이다."

 

칠판에 다음과 같이 적어주었다. 

 

"멋 있게 자라서...꼭 선생님 찾아와라..

선생님이 고기에 소맥 산다...선생님이 소맥 기가 맥히게 잘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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