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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잘 하는 편도 아니고
게임을 즐겨하는 편도 아니다.

어릴적에도 피시방에 가서 노는 것보다
운동장에서 노는 걸 더 좋아했고,

대학생 때도 당구장, 피시방보다는 헬스장을
더 좋아했다.

그런데 속마음은

'게임을 잘하고 싶은데 못하니까 하기 싫다'

라는 마음이 가장 컸고,

두번째는 게임 자체에 대한 허무함이었다.

이렇게 시간을 많이 들여서 그 게임을 한들
내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되나..라는

아마 게임을 못하니 즐거움이 생기기도 전에 포기하게 되고 게임에서 즐거움이 없으니
허무함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성인이 되어 플레이스테이션을 구입하고
이런 저런 유명하다는 게임들을 해보았지만
정작 게임만 모았을 뿐, 끝맺음을 본 게임은
거의 없다.




그러던 중 우연히 '세키로'라는 유명한 게임이 있다고 추천받아서 구입을 하였는데
게임을 파는 분 조차...
"이거 어려운데 괜찮으시겠어요?" 라고 물었다.

이렇게 나와 소울라이크의 만남은 시작되었고
개발사 프롬소프트웨어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안해보면 모른다.
특히나, 나처럼 게임을 잘 못하는 사람들은
이 게임을 접하는 순간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바로 든다.

너무 어렵고, 너무 어렵다.

사서 두 번정도 플레이하고 바로 중고로 팔았다.
그런데 내가 가보지 못한 영역, 내가 피했던 영역에서 마치 무림의 고수처럼

나를 좌절시켰던 악당들을 장난감 가지고 놀듯
유린하고 좌절시키는 그런 사람들을 유튜브에서
보면서 경외감을 느꼈다.

'저 사람들은 저게 직업이니까 저게 되지'
나처럼 잠깐 잠깐 하는 사람이 저렇게 하려면
몇 년은 해야하는데 굳이 게임에 그렇게 시간을 보내야 하나....

속으로 자위를 했지만
다른 사람의 게임 영상을 보는 자체만으로도 재미가 있는데 저걸 직접 저렇게 하면 얼마나 더
재미가 있을까.

세키로를 보다보니..자연스럽게
개발사인 프롬소프트웨어를 알게 되고
이 바닥에서 제일 유명한 회사였다.

악명높은 다크소울 시리즈, 블러드본, 데몬즈소울 등 어렵다 어렵다 하는 게임들은 다 이회사에서
만들었다.

다크소울이라는 게 있어 ??

우와....무슨 괴물이 저렇게 커..
근데 멋있긴 하네..

사람들은 열번이고, 백번이고
죽었던 그 자리에 또 도전하고
또 죽고
가다가 또 죽고

이런 과정을 꾹 참고 견디다 보면
어느샌가 보스를 하나씩 잡게 되고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아.....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

무엇인가에라도 한 번 시도를 했으면
끝을 봐야지...중간에 도망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한다.

일단 다크소울3를 구매한다.

어찌 어찌 몇 시간을 게임을 해도
여전히 그자리...

1부터 10까지의 과정을 거쳐야 한 챕터를 끝낼 수 있다면....내가 만약 8이나 9에서 죽었다면
다시 1로 돌아가야 하는 극악의 시스템

혹시나는 역시나 인가...

또 다시 패드를 놓고
몇 달이 지났다.

안해...
안하면 그만이야..

품지 못한 첫사랑은 영원히 가슴에 한이 되는 것인가....

왜 자꾸 다크소울, 세키로, 엘든 링 같은
어려운 게임을 쉽게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는 거야....

나는 안해..

안해....

그래도 한 번쯤은 깰 수 있지 않을까.

될 때까지 하면 뭔가 되지 않을까.

몇 개월만에 다시 잡은 패드...

내가 서 있는 곳은
'불사자의 거리' 였다.



한 번 죽고...
또 죽고.....
또 죽고.......
정말 셀 수 없이 죽었다.

이 거리를 지나 다음 저장을 할 수 있는
구간까지 지나는데 정확히 네 시간이 걸렸다.
왕을 깨는 것도 아닌데

그저 길을 하나 지나는데 네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너무 기분이 좋았다.
이 구간을 지났다는 그 자체가 좋았다.

이 게임을 만든 사람들은..어떤 사람들일까
이런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될 때까지 하면 된다.

너무 짜증나고 힘들 때는
꾹 참으면 된다.

라는 인생의 진리를 다시 한 번 알게 해준
고마운 경험이었다.

이렇게 나는 망자가 되어가나 보다 ...

프롬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이야기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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