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피구, 남자는 축구"
"축구, 농구는 남자만 하는거지..!!"
"여학생은 움직이는 것보다 앉아서 수다떠는 것을 더 좋아해" 라고 생각하나?

나는 절대로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체육수업에 남녀의 차이는 있지만, 차별은 없어야 한다. 종목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성별을 핑계로 종목 자체를 구분지어서는 안된다. 모든 아이들의 내면에는 누구보다 활발하게 움직이고 싶고, 격렬하게 운동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공을 던져 골대에 골인을 하고 싶고, 강하게 공도 차고 싶고, 상대와 격렬하게 몸을 맞대며 움직이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이것이 체육에서 말하는 "움직임 욕구"이다.

멀리서 찾을 것 없이 중학생 또래 아이들을 몇 시간만 꼼짝하지 말고 가만히 있게 두어보아라. 아이들은 아마 몸이 근질거려 가만히 있지 못하고 날 뛸 것이다. 이런 욕구를 체육 시간을 통해 운동이라는 도구를 가지고 교육적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체육교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체육이라는 과목을 통해 운동에 대한 심오한 원리, 그리고 운동선수에 버금가는 기량을 갖도록 운동을 시키는 것. 이것이 체육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두가 즐길 수 있고, 기량의 차이가 참여의 차이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며, 역할은 다르지만 즐거움의 크기는 다르지 않도록 해주고 싶다.
모두가 즐거운 운동, 체육, 움직임을 만드는 것. 그게 바로 체육교사의 역할이다.

난 아이들에게 쓴소리도 잘하고, 큰소리도 잘하며, 잔소리도 심한 편이다.
"야! 못한다고 지금 안하면 넌 평생 못하게 될꺼야. 누가 만약 너에게 못한다고 손가락질을 하면 넌 그 손가락을 잡아서 분질러버려!!"

"너희 중에 운동선수가 되고 싶은 친구가 있다면 체육중학교, 체육고등학교, 그리고 운동부로 가!! 난 운동코치가 아니라 체육선생님이야. "

운동경기를 할 때 실력이 부족해 다른 아이들의 눈치를 보느라 빠지려고 하는 아이들에게 늘 해주는 말이다.
"못하면 좀 어때. 함께 하면서 네가 즐거우면 그걸로 그만이야."

실제로 그렇다. 못하면 어떤가. 우리가 운동선수가 되어 운동으로 직업 삼을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운동을 계속하다 보면 재미가 붙고, 재미가 붙으면 실력이 늘지 않으려고 해도 늘 수 밖에 없다.

운동을 잘 하는 아이들에게 내가 해주는 말은 간단하다.

"너희가 운동을 잘 하게 된 건 너희 부모님이 일찍부터 운동에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신 것에 감사하고, 건강한 몸을 주신것에 감사하면서 조용히 입 다물고, 못하는 애들 도와주면서 해. 못하는 아이와 함께 하면서도 이길 수 있어야 진짜 실력자니까."

아이들이 스포츠를 두려워 하는 이유 중 다른 하나는 규칙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쉽게 쉽게, 즐겁게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규칙과 도구를 조금만 바꾸어주면 누구나 즐거운 체육수업을 만들어줄 수 있다.

자기 몸을 이용하여 움직임을 만들고, 그 움직임을 통해 즐거움을 얻는데 차별이 있어서는 안된다.
오늘도 농구 수업을 하던 우리 여학생 중 한명은 자신있게 이야기 한다.

"야!! 오늘은 나만 믿어!! 내가 골키퍼 볼께!!"...........

그래...든든하구나...너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농구 경기 속 골키퍼 일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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